지난 여름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이후 처음으로 캠핑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래 여름이랑 초가을까지만 해도 충분하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랬던 마음은 점점 변화하기 시작해서... '그래 단풍구경까지는 괜찮지 않을까??' 했다.
단풍 구경을 했고 왔더니...갑자기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정도라면 초겨울 12월까지도 가능하겠는데??'
'눈 속 캠핑하면 좋긴 할 텐데 힘들겠지??'
그렇게 우린 스스로에게 나름의 사유를 붙여가며 캠핑을 계속하게 됐다.
그리고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인 11월 마지막 주에 인제캠핑타운으로 향한다.
겨울의 초입에 찾은 인제캠핑타운
지난 9월에 찾았던 인제캠핑타운과 비교하면 역시 겨울풍경이 우릴 맞이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깔끔하게 정리된 개수대와 화장실, 그리고 항상 따뜻한 샤워장까지
변함없는 모습의 캠핑장이 반갑다
인제캠핑타운 숲속2구역 VP2 사이트
이번에 우리가 예약한 곳은 숲속2구역에 있는 VP2 사이트로 타프가 설치된 데크 사이트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원래는 이지캠핑을 위해서 만들어진 곳인데 일반 캠퍼들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바뀐 것 같다.
그리고 이지캠핑이 꾸준히 말이 나오다 보니 12월부터는 하나 남아있던 이지캠핑도 폐쇄하신다는 캠장님의 공지.
우리가 방문한 날이 이지캠핑 마지막 날이었다.
사실 누가 방문했었나?? 했었는데 나중에 카페 후기를 보고 한분이 왔다 가셨다는 걸 알게 됐다ㅎ
캠핑장에선 정말 이웃이 중요하다
다만 이날은 인제캠핑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비매너 캠퍼들로 참 힘든 하루를 보내야 했다.
타프 데크 사이트이다 보니 소리가 안 그래도 울리는데,
하필 바로 옆 VP1 사이트에 두 가족이 몰려와서는 하루 종일 큰소리로 떠들어대고, 당연히 매너 시간은 지키지 않는다.
다들 10시가 좀 넘어가니 잘 준비를 하는데 술자리를 정리하는 기색은 전혀 없다.
11시에 캠장님의 매너 타임 준수 요청에 들리는 소리는 반성은 커녕
"11시에 잠 잘 거면 캠핑을 왜 오는거야??" 라는 무개념 발언들이 난무했다.(바로 옆이라 다 들렸다.)
본인들이 그러니 같이 온 아이들에 대한 통제는 아예 기대하기 힘들다.
그런데 또 스스로 소음을 자제할 생각보다는 괜히 아이들에게 조용하라고 머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을 땐 적지 않게 당황스러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성능 좋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져왔는지 점심시간이 지나면서부터 본인들에게만 즐거운 음악을 쩌렁쩌렁 틀어댄다.
누군가 민원을 넣었는지 캠핑장에서 주의를 주셔서 스피커는 끄나 싶었으나...
저녁 되니 또 본인들에게만 즐거운 음악을 틀어댄다.
지난 9월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인캠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경험을 하게 되니 아쉬움이 남는다.
설산으로 변한 설악산
인캠에서는 보기 드문 진상이 바로 옆에 와있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인캠 숲 속 사이트는 우리에게 풍성한 아름드리 나무들과 저 멀리 설악산을 바라볼 수 있다.
VP2 사이트는 바로 앞이 설악산이 보이는 자리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설악산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은 VP2보다는 FT1사이트가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겨울의 초입이라서 그런지 설악산 정상에는 하얀 눈꽃이 피어있었다.(정확히는 설악산 자락의 가리봉 인 것 같다)
그리고 11월 말이라고는 하지만 인제캠핑타운은 사실 이미 겨울이었다.
겨울스러운 풍경이 뭔가 오묘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참 좋은 캠핑이었다.
공기도 좋고ㅎㅎㅎ
그렇게 우린 2주 뒤로 예정된 2020년 마지막 캠핑을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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